하늘다리사색

나의 슬픔과 보이지 않는 주님

00하늘다리 2006. 6. 7. 12:35

오늘 아침도 기도하다가 드러누워서 뒹굴면서 주님을 불렀어요.

"주님,주님.......내 영혼을 불쌍히 여기소서"

악 ~하고 소리도 낼 수 없어....신음하다시피...괴로운 내 마음을 토로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괴로움과 슬픔 속에 요즘 지냅니다. 사실 그것은 요즘만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조금씩 있어왔던 일들입니다.

저는 날이갈수록 저의 거짓자아의 꿍꿍이가 투명하게 보여서 미칠지경입니다.그것도...이미 지나간 몇 초뒤에요.1초뒤에요...

1초가 지난 뒤 자기가 한 말이 진리에서 나온 말이 아님을 알아챌 때 당신은 어떤 마음입니까 ? 저는 한숨과 슬픔이 일어납니다. 저는 너무도 초라해져서 모든 자신감을 잃습니다. 

 

토마스 키팅은 관상으로 이끌려 갈수록,향심기도수련이 더해갈수록 자아지식이 발달한다고 했는데......

아...이것은 저에게 너무나 참혹한 형벌입니다.

자아지식이 발달한다는 것은 정말 견디기 힘든 고통입니다.

 

사람들은 말하지요.저가 밝고 경쾌하고 활기차다고.

오...그것은 거짓말입니다.그런 척 꾸며댈 뿐입니다. 내 깊은 곳은 아주 큰 슬픔에 차 있습니다. 그것을 견디기 힘들어서 억지 즐거움을 찾고, 하하하 하며 웃어재끼며...오버하고 까부는 것입니다.

 

에니어그램을 공부하고,안내하고, 향심기도수련까지 안내하면서도 전 사실 아주 허덕이며 고통하고 있습니다.

다른 강사님들은 아주 아주 훌륭하실 것입니다 저는 그럴 자격도 없는데 떠밀려서 얼떨결에 에니어그램과 향심기도 강사가 되었습니다.

 

저에게 선생님이 한분 계십니다. 오늘 저에게 친절하게 전화를 주셨습니다.

"일상생활과 수련이 일치가 되어 있습니까 ?"

제가 이럴 때 뭐라고 말해야합니까 ?

"노력은 하고 있지만 늘 주님을 생각하지만...잘 안되네요."

그렇습니다. 요즘 저는 늘 1초씩 늦습니다.거의 1초가 늦습니다.

 

저는 자신의 나약함과 조바심,어리석음,무력함...이런 것들을 인정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제가 저의 이런 모습에 절망한다는 것 자체가 저 자신이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는 것이라고 저는 여깁니다.

전 절대평정을 누리고 싶고, 강한 인내와 의지를 갖길 원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내 이상 속의 나와 저 자신이 판이하게 다른데서 오는 고통이지요.

아직도 전 자신을 온전히 수용못하고 있다고 스스로 분석해봅니다.

 

주변에 저를 찌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찌 그들은 저의 약점을 그리고 잘 알까요 ?

저는 그들이 저를 공격하고 찌를 때...힘들어 하면서도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그를 통해 제 약점을 찌르시는군요. 그렇습니다. 아멘 ! 아멘 ! 아멘!"

감사하지만...저는 무척 우울해지고 힘들지요.

 

거룩한 독서를 통해 말씀기도로 이어질 때도...그 전엔 주님 주시는 깨달음과 지혜의 말씀으로 인해 무릎을 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이젠 깨달음이 와도 기쁨이 샘솟지 않습니다.

그저.."주님.그러합니다.감사합니다.아멘"할 뿐입니다.

저는 마치 생기잃은 아이처럼, 신선함을 잃은 횟감처럼 쳐져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기도하고,말씀읽냐구요 ?

어찌 기쁨만이 주님이겠습니까 ?

어찌 감격만이 주의 뜻이겠습니까 ?

기도수련 중에 '원하는' 기도가 되지 않아 드러누워 몸부림치며 괴로워해도...그것은 나의 '원하는' 것이 아닐 뿐 주님은 거기에도 계시지 않습니까 ?

"주에게는 흑암과 빛이 일반이니이다"(시편139:12)

 

오~ 저는 주님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입니다. 내 영은 주님으로 목말라 죽을 지경입니다. 그런데도...저는 주님이 안보이는 속에서 주님을 찾아 몸부림칩니다.

 

제가 중독처럼 책을 팝니다.원래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해서 별명이 책벌레였던 적도 있었지만,요즘 더 책을 봅니다.

선생님께서 저에게 해주신 충고입니다.

"어둔밤으로 가야하는데...책을 통해 지식을 얻어 계속 양분을 받으면 안됩니다."

 

오늘 전 깨닫습니다.

저는 이 어둔밤으로 들어가는 것이 너무 두려워서 책을 통해 위안받으려 했다는 것을요.

에니어그래머로서 저는 저의 집착을 알고, 책을 멀리하려고 애를 많이 썼습니다. 저는 머리에너지를 좀 쉴 필요가 있지요.

그런데도...중독처럼 끊기 힘들었습니다.

삶에서 위안을 얻지 못하고 책을 통해서 지식이라도 흡수해야 살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도서들에서는 영적 세계에 대한 지식이 가득하니 제게 얼마나 달콤하겠습니까 ? 게다가 제 사역이 가르치는 것이니 책을 안볼 수 없는 입장이어서 얼마나 적절한 핑계입니까 ?

 

전 오늘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서야 제가 책에 중독되었음을 깨닫고,선생님을 뵈러 가기 전 며칠만이라도 책으로부터 오는 위안을 끊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마 어둠은 더 커지겠지요.

 

저는 정기적 수련을 못합니다.수련의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여러가지를 수련해야되는데, 이것도 영적 욕심일까요 ? 그대신 시간만 나면 닥치는대로 수련을 합니다. 그리고 수련을 할수록 좌절과 슬픔에 있습니다. 주께서 깨달음으로 조명으로 주셔도...기쁨이 솟아나지 않습니다.

(이런 때는 오래전 부터 간혹있지요.요즘은 더 심합니다.)

그냥 "그렇나요?...알겠어요." 인정할 뿐입니다.

기쁨과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죄의식을 느끼는 나를 에니어그램을 통해 봅니다.

 

그래도...전 압니다. 이것이 과정임을.주님께로 다가가는 과정임을.

주님을 너무나 사랑하고, 주님만을 소망하는데도...저는 이렇게 살아갑니다.

"주님, 제 영혼을 불쌍히 여기소서.저를 구원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