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채식을 즐겨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처음으로 오리를 잡는 것을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오리는 살려고 발버둥
칩니다. 공포에 떱니다. 제 가슴도 슬픔과 놀라움으로 세차게 흔들렸습니다. 인생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죽고
사는 것이 일반입니다. 칼을 잡고 오리에게 말했습니다. "오리야 ! 너의 가슴을 여는 것을 용서하라. 이제 너와 우리는
물질계에서 하나가 될 것이다. 너는 우리의 몸으로 들어가고 ,너의 몸의 요소는 내 몸의 요소가 될 것이다. 두려워
말라." 그 이후로 저는 산짐승을 잡는 것을 고개를 돌리지 않고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과 사를 체험하며, 인생의 모습을
기억해내며. 지금도 여전히 산짐승을 잡는 것을 꺼려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경에는 대홍수 이후 인간에게 동물을 먹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 나옵니다. 저는 환경관련공부를 하면서, 육식을 즐기는 것이 어떻게 환경을 파괴하고 가난한 나라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지
압니다. 또한 오늘날 육식을 먹는 것이 얼마나 오염된 식품을 먹는 것인지도. 저는 육식을 피합니다. 그러나 먹어야 할 때가 오면,
가끔씩은 먹습니다. 저는 육식을 피하는 이유가 다른 어떤 것보다, 살아 꿈틀대는 생명을 죽여야한다는 것 때문에
삼가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생각에 잠깁니다. 식물을 먹는 것 또한 그들의 생명을 착취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무슨 권리가 있기에... 저는 풀 한포기, 꽃 한송이를 꺾을 때도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양해를 구하는 마음으로 채취합니다. 다른
생명을 취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내 몸이 내 몸을 먹어가겠지요. 왜 신은 먹이사슬을
만드셨는지... 그래서 해월 최시형 선생님은 "하늘이 하늘을 먹는다"고 하셨는가 봅니다. 하늘이 하늘을 먹는다 !
저는
우주도 먹이사슬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이 하늘을 먹는 것이지요. 그런데 예수는 자기를 먹으라고 했거든요. 나를 먹어야
영생한다고 했거든요. 기독교에서는 실제로 예수를 먹는 예배의식을 행하지요. 성찬식이 바로 그것입니다. 내가 예수에게 먹히고,
예수가 내게 먹히고....
한번은 밥상을 앞에두고 눈물이 나서 먹을 수가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의
일부가 내게 먹히는 것이 아닙니까 ? 갑작스런 명확함.알아짐... 하늘이 하늘을 살리려고 자기를 공양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 공적인 시간이었는데, 화장실엘 몇 번을 들락날락하며 엉엉 울었습니다.
먹고 먹히는
것 ! 채식이냐 육식이냐를 떠나서 거룩한 생명나눔입니다. 내 몸도 거룩한 생명나눔을 위해 내놓아야할 때에
내놓아야겠지요. 그리고 예수처럼 "내 생명을 먹으라!" 할 수 있기를... 모두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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