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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결정후 자신에 대한 변호를 딸에게 하다

00하늘다리 2017. 1. 31. 13:44

수술 결정후 자신에 대한 변호를 딸에게 하다

 

 

수술에 들어가기 일주일 전, 난 딸을 불러놓고 내 자신에 대한 변호를 했다.

 

"딸아 ! 이 지구상에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산이야.

많은 사람들이 그 산을 오르길 바라지만 워낙 험하고 높아서 쉽지 않지.

그래서 소수만이 그 산을 등반하기로 결정해.

그 소수는 제법 노련하고 여러 산들을 등반해본 사람들이야.

그럼에도 정작 고지에 깃발을 꽂는 사람은 그 중에서도 극소수란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악조건으로 중간에 낙오하고, 부상을 입고, 그 중엔 죽음에 이르기도 하지.

그렇다고 우리는 그 사람들이 무모하고 바보라고 하지 않는단다.

그들이 꿈꾸었던 목표를 칭찬하고 격려하지. 그들은 고지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들의 꿈을 엄마는 높이 여긴단다.

엄마는 신의 특별은총이라는 에베레스트산의 고지에 오르려고 했던 목표가 있었단다.

그래서 기도하며 내 육신을 제물로 바쳤어.

그러나 중간에 부상당해서 낙오되었고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단다.

그러나 엄마는 그렇게 도전했음에 후회하지 않는단다.

 

주님 앞에서도 내가 할 말이 있단다.

난 내 맘속에 응답하신 주님의 음성을 들었고 그것에 순종했노라고.

내가 주의 음성을 잘못 들었을지라도 난 주께 순종하고 싶었고 특별은총을 소망했다고.

난 실패자가 아니라 에베레스트산을 등반하다 낙오된 탐험가요 등반가라고..."

 

내게서 질병이 발견되었을 때에 ...

그동안 내 앞에서 무수한 특별은총이 벌어짐을 목격했고,

나 또한 특별은총을 전달하는 종이 되었기에...

내 몸에 임한 이 험한 길이 영적인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하는 특별은총과 큰 간증이 되어 달라고 기도드렸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수술을 거부하는 내게 무모하고 어리석다고 비난할 때에도 주님만을 의지하며 요동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받은 응답과 달리 내 병은 낫지 않았고...점점 악화되었고...남편의 간곡한 부탁으로 결국 수술하기로 합의하게 되었다. 그쯤 되었을 때에야 수술에 대한 저항감이 무너지고 편한 마음이 찾아왔고, 그래서 주께 기도한 후에 허락을 받고 수술에 응했다.

 

난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다 부상당해서 낙오한 케이스였다.

작은 수술로 해결될 것을 수술을 미루어 큰 수술이 되었다고 의사는 한탄을 한다. 의사는 내게 헛똑똑이고 그동안 뻘짓을 하고 시간을 보냈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내가 기독교신앙은 꺼내지도 않았는데 지극히 한심하게 나를 판단했다.

의사는 이 병이 희귀종으로 재발율이 높고 양성조차 암처럼 행동하며 현재 경계성진단이 내려졌지만 수술해봐야 정확히 알수있어서 악성일 가능성 있고 악성일 때는 일반암의 10배로 빠르게 전이된다고 했다. 그래서 성형외과에선 재발우려를 각오하고 재건수술도 임해졌고, 암센터에선 재발할 경우 현재 너무 광범위한 절제를 해서 다시는 수술을 못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들었다. 그리고 수술을 못하면 죽는다는 결론까지 들었다.

여러 과의 의사들의 협진으로 9시간동안 수술을 집행하였다...난 퇴원 후 이틀이 지난 지금 몸을 기동하기도 힘들어 가족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은혜를 잊지 않으려고 단상 몇 개를 기록한다.

 

그동안 내 신앙의 점검과 정리가 필요했다.

나는 딸에게 에베레스트산의 등반가들을 예로들며 내 신앙을 변호했다.

딸이 주의 음성을 듣고 순종하는 것을 거부할까봐...그분을 신뢰하지 않을까봐 그것이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나 자신에게도 정리가 필요했다.

 

수술 전후와 입원기간 동안 주께서 비춰주신 조명들로 어느 정도 이해와 정리가 되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은 주의 종들을 통해서 정리해주기도 했다.

 

차차 몸이 회복되는대로 주의 가르침과 깨달음을 올릴수 있으면 올릴까 한다.

 

2017.  1. 31 하늘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