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관련

빌라도보고서-5.그는 땅의 군주여

00하늘다리 2009. 6. 25. 08:45

그 [나자렛] 사람은 조용히 입을 열었습니다. "땅의 군주여, 그대의 말은 참된 지식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격류(激流)에게 명하여 산골짜기에 머물러 있으라고 말해 보십시오. 그러면 계곡의 나무들은 뿌리째 뽑혀 버릴 것입니다. 그 급류는 자연의 창조주의 법칙에 순종한다고 그대에게 답할 것입니다. 하나님 한 분만이 그 급류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계십니다. 진실로 그대에게 이르노니 샤론의 장미가 피기 전에 정의의 피가 엎질러질 것입니다."

"당신의 피는 엎질러지지 않을 것이오"하고 저는 깊은 감동을 받고 대답하였습니다. "당신의 지혜는 로마정부에 의하여 허용된 자유를 남용하는 거칠고 오만한 모든 바리사이인들보다 더욱 갚진 것이오. 그들은 카이사르에 대한 음모를 꾸며, 카이사르는 폭군으로서 그들의 멸망을 도모하고 있는 말로 무식한 자들을 충동하여 황제의 관대하심을 공포로 조작시키고 있소. 오만무례(傲慢無禮)하고 철면피 같은 인간들이오! 그들은 악한 계획을 도모하기 위해서 때로는 양의 가죽을 쓰는 [티베르]강의 여우임을 그들 자신은 모르고 있소. 나의 총독관저는 밤낮을 불문하고 그대에게 도피처로 제공될 것이오."

예수는 관심없다는 듯이 머리를 저으며, 근엄하고도 숭엄(崇嚴)한 미소를 띠면서 말하였습니다."때가 이르면 그때는 땅 위나 땅 아래 어느 곳에도 인자를 위한 도피처는 없을 것입니다. 의(義)의 도피처는 저기에 있습니다."라면서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예언자들의 책에 기록된 말씀은 성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젊은이여" 하고 저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습니다. "그대는 나의 요청을 명(命)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오. 나의 통치하에 있는 지방의 안전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소. 당신은 설교할 때에 좀 더 온건한 태도를 취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오. 와 주어서 고맙소. 잘 가시오."

"땅의 군주여" 하고 예수가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온 것이 아니라, 평화와 사랑과 자비를 주려고 왔습니다. 나는 카이사르 아우구스토가 로마 세계에 평화를 주던 바로 그 날에 태어났습니다. 핍박 (逼迫)은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핍박을 예상하고 있으며, 나에게 길을 보여주신 내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그 핍박을 잘 감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대의 세상적인 사려분별(思慮分別)과 지각을 삼가십시오. 성막에 희생제물을 잡아놓는 것은 그대의 권력에 속한 것은 아닙니다." 이와같이 말을 한 후 그는 투명한 영혼처럼 접견실 휘장 뒤로 사라져 갔습니다. 저는 그 젊은이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중압감에서 해방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예수를 대적하던 자들은 그 당시 [갈릴리]지방을 다스리고 있던 헤롯에게 편지를 써서 그 [나자렛] 사람에 대한 원한을 풀어달라고 하였습니다. 만일 헤롯이 그의 성격대로 하였다면 그는 예수를 당장 잡아 사형에 처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비록 왕의 위엄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의원(衆議院)에 대한 그의 영향이 무시될 지도 모르는 행동을 범하는데 주저하였으며 또 저처럼 예수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마의 관리로서 한 유대인 때문에 겁을 집어 먹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일전에 [헤롯]은 총독청으로 저를 방문하였으며, 얼마간 가벼운 대화를 나눈 후, 떠날 즈음에 [나자렛] 사람에 대한 제 견해가 어떤지를 물었습니다. 저는 대답하기를 예수는 가끔 위대한 민족이 드물게 배출해 내는 위대한 철인 중의 한 사람으로 그의 교훈은 결코 처벌받을 만한 것이 아니므로 [로마]정부는 그 자신의 행동으로 정당화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를 그에게 허용하기로 하였다고 말했습니다. [헤롯]은 음훙하게 웃어보이면서 마지못해 하는 투로 인사하고는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