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관과 바리사이인들이여," 그는 그들을 향하여 말하였습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들은 회칠한 무덤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안에는 죽음이 가득하다(마태 23,27-28)" 또 한번은 부자가 많은 헌금을 내고 뽐내는 것을 보고 한탄하며 가난한 자의 한푼이 하나님의 눈앞에서는 더욱 빛나는 것이라고 그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예수의 오만한 언동(言動)에 대한 항의가 날마다 총독청에 줄을 이어 들어왔습니다.
저는 예수에게 어떤 불행한 일이 닥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정보를 입수하였습니다. [예루살렘]에서는 선지자로 불리우는 자들에게 돌을 던지는 일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으며 예수에 대한 진정서가 [카이사르]에게 제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한 처사는 원로원에게 재가(裁可)를 받은 것이었으며, 파르티안 전쟁이 끝나면 저에게 증원군을 보내주기로 약속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폭동을 진압하기에는 우리의 군사력(軍事力)이 너무나 미약한고로 저는 힘없이 물러섬으로써 총독청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것 보다는 차라리 조용히 성(城)의 평온을 되찾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예수에게 글을 써 보내어 총독청에서 한번 만날 것을 청하였습니다. 예수가 왔습니다. 황제께서는 제가 [로마]인의 피에 서반아(西班牙)의 피가 섞여 흐르는 혈통을 지닌 사람으로서, 두려움 따위의 유약한 감정은 모르는 사람임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 [나자렛] 사람이 모습을 나타냈을때 저는 저의 접견실에서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다리는 쇳덩이로 된 손으로 대리석 바닥에 붙여 놓은 것처럼 꼼짝할 수 없었으며, 그 나자렛 젊은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조용히 서 있는데도 저는 마치 형사범 (刑事犯)처럼 사지(四肢)를 떨고 있었던 것입니다.
비록 그는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으나 제 앞에까지 다가와 서는 것만으로도 "내가 여기 왔나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참동안 저는 이 비범한 사람을 존경과 두려움으로 응시하였습니다. 그는 모든 신(神)들과 영웅의 형상을 그린 수 많은 화가들이 아직 그려내지 못한 유형(類型)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너무나 두렵고 떨려서 그에게 접근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여"하고 저는 드디어 말문을 열었습니다. "나자렛 예수여, 지난 3년동안 나는 그대에게 연설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하였소. 그러나 이 일에 대하여 나는 조금도 후회가 없소. 그대의 말은 현인(賢人)의 말이오. 나는 그대가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을 읽어보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에 그대의 설교는 다른 철학자들의 설교를 능가하며, 단순하고도 장엄한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하여는 황제께서도 알고 계시며 그를 대신하여 이 나라에 와 있는 나는 그대가 훌륭한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을 스스로도 기쁘게 생각하고 있소. 그러나 나는 그대의 설교가 강력하고도 원한깊은 적대자를 만들고 있음을 알려 드려야겠소.
이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오. [소크라테스]에게도 대적이 있었으며 결국에는 그들의 증오의 희생물이 되었다오. 그대의 경우는 그대의 설교가 그들에게 매우 가혹하다는 것과 내가 그대에게 자유를 허락한 것으로 그들이 나를 반대한다는 것 때문에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시끄러워지고 있소. 그들은 [로마]정부가 그들에게 허용한 작은 권리마저도 나와 그대가 손을 잡고 그들로부터 빼앗으려고 한다면서 고소(告訴)까지 하고 있소. 내가 그대에게 지금 말하려고 하는 것은 명령이 아니라 부탁으로서, 이제부터는 그대가 설교할 때에 좀 더 신중하고 온화한 말로 하며, 그들을 고려하여 대적(對適)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함으로써 그들이 어리석은 군중들을 충동하여 그대를 대적하지 않도록 하고 또 나로 하여금 법의 도구 노릇을 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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