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을 접하고, 전문가적인 훈련을 받고, 강의도 하면서.......
갈수록 난감해지는 것이 몇가지가 있다.
첫째, 에니어그램을 공부할수록......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처음 에니어그램을 접했을때 사람마다 마구 너는 몇 번이다하고 도장을 찍던 버릇이
이제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누군가 물어도...선뜻 대답할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존재가 그리 쉽게 규정짓기엔 너무나 심오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날개가 만들어지고, 화살표가 만들어지고, 레벨이 만들어졌나보다.
이토록 복잡하고 미묘하며, 자기의 뿌리 마음을 깊숙히 감춰둘 수 있는 것이 인간이기에...
내가 어찌아랴....뛰어난 스킬로 자기 뿌리 마음을 감춘 이를......
'저 이는 확실히 3번이야.' 했건만......어느새...머리형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그대여!
(원래 3번이 스스로도 찾기 힘들고, 워낙 변신을 잘해서 다른 이도 했갈리게 하지만.^^)
난 이제....누구는 몇 번이다라고 단정짓기를 스스로 포기하였다.
"글쎄요...난 모릅니다.스스로 찾는 수밖에요."
그렇다 !
에니어그램의 유형번호찾기를 선생의 손에서 각자 스스로에게 넘겨준 사건이다.
내 안에서 진정한 에니어그램의 민주화가 이루어진게지.
물론, 아직도, 유형이 너무나 선명히 드러내는 자가 내게 물어올때...힌트를 주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 쓸쩍 힌트를 주기도 하지만.......끝에는 꼭 이 말을 붙인다.
"에니어그램 선생도 틀릴 수 있어요. 스스로 찾을 때 자기성찰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 사실을 요즘 나는 몸으로 체험하며....난감해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알아야한다는 앎에 대한 욕구와 에니어그램을 깊이파면서 5번 에너지를 엄청 쓰고 있는 나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사안일 수 밖에.
둘째, 너무나 투명해지는 내 유형의 패턴들과 집착이 보여서 괴롭다.
에니어그램 수련을 통해, 끊임없는 자신에 대한 통찰과 수련을 통해서 나 자신의 뿌리 마음이 보이기 시작하는데...점점 투명해져서......요즘은 무척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호라~ 너무나 잘 보이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시도할 때마다, 어떤 말을 할 때마다, 어떻게 즐거워할 때마다,.....
기운이 축쳐져 있을 때에도.....바앙~ 뜰 때도.......
자기를 너무 잘 들여다보는 것도 어떤 단계에선 절망이리라.
차라리 모르고 살 때는 무의식적인 반응을 통해서 기계적으로 살았기에 책임의식이 없다.
남들이 알든 모르든 내가 모르니 알게 뭐람......
그러나, 이제 내겐 자유의지의 선택권이 주어진 것이다.
난 내 유형의 집착을 택할 수도 있고, 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난 여전히 바앙~ 떠서......랄랄랄라......하며 분위기메이커가 될 수도 있고,
조용히 자신의 깊은 내면으로 침잠할 수도 있다.
난 수많은 계획과, 활동과, 프로젝트를 세우는데 에너지를 낭비할 수도 있고,
일상적인 삶 속에서 조용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난 내 열정에 전염되지 않고, 함께 하지 않는 이로인해 좌절감을 맛볼 수도 있고,
그럴 수 있다고 느긋이 생각할 수도 있다.
이제는 모른다고 할 수 없고, 나는 스스로 선택해야한다. 매순간 !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결과는 당연히 내가 책임진다.
무엇이나, 누군가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 선택하였으므로 !
바야흐로 나 자신이 주인이 되어 살아가기를 막 시작한 걸음마 아기가 얼마나 힘겹겠는가 !
무엇보다....자기의 부정적인 행동과 말과 생각, 패턴들이 확연히 보일 때
..........................난........ 내 자신에게서 끔찍함을 본다..........................
(성격은 지구에 입고 온 옷이니, 그것이 진정한 나 자신은 아니니....
진아는 순수의식과 닿아있는 것이니......
어쩌구하는 모든 수준높은 얘기들을 다른 이에게 가르치고 온 뒤에도......
난 여전히 내 성격에서 끔찍함을 본다.......)
선생이 된 자가, 목사가, 구도자라는 사람이, 수행자라는 사람이.......
이렇게 보잘 것없는 자신을 맹렬하게 까발리는 이유는 뭔가 ?
나 자신에게 정직해짐으로써.... 지금도 그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니어그램을 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정직해짐이 필수이기에.
포장지를 벗겨내야, 신이 내게 허락한 찬란한 선물을 진정으로 열어볼 것이 아닌가 !
(비록 포장지가 땐론 너무 이뻐서 간직하고 싶고, 때론 지저분해서 꼴도 보기 싫지만......)
결국 내가 에니어그램을 만나 지금 여기까지는 온 것은
남의 유형을 보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자신을 보는 것은 점점 투명해져간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말씀이 새롭게 진리로 다가온다 !
"너 자신을 알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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