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쉼

무가당, 무염, 무색소...알고드세요

00하늘다리 2005. 5. 14. 01:01
“무가당, 무염, 무색소...알고드세요”
식품 표시 기준 "제대로 읽어야 건강 지킨다"
글, 사진 미디어다음 / 김준진 기자
식품의 재료가 다국적인 것을 보여주는 ㄴ회사 컵라면 제품의 뒷면 식품정보 표기란. 소비자가 조금만 신경 쓴다면 자신이 구매한 식품의 위해성 여부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 ‘무설탕’, ‘무가당’ 제품은 정말 달지 않을까?”
“중국산 송아지를 우리나라에서 길러서 팔면 ‘한우’일까”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Na)이 포함된 식품은 어떻게 구분할까”

월례행사처럼 발생하는 먹거리 파동. 최근엔 '만두 파동’이 있었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소비자의 마음은 우울하기 짝이없다. 불량식품, 불량재료, 불량공정 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식품의 원료 표시 정보를 제대로 알고 먹는 것이다. 식품의 원료 표시 정보를 문자 그대로 해석했다간 자신도 모르게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식품 또는 식품 첨가물은 현행 식품위생법 제10조의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라 식품표시를 하고 있다. 관련법에 의해 표시되고 있는 식품 원료 정보의 읽는법을 살펴봤다.

무설탕, 무가당이라고 하는데 정말 ‘무(無)’일까
제조공정에 당을 첨가하지만 않으면 쓸 수 있는 표현이 '무가당'이다. 당뇨 등의 위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함께 표기된 당 함유량을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표기의 대표적인 사례다. ‘무설탕’이라고 표기돼 있어도 설탕 이외의 감미료를 사용하거나 과당, 액상과당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비만이나 당뇨인 사람들이 무가당 표시만 보고 쉽게 선택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가당’도 관련법상 제조·가공 중에 당을 인위적으로 첨가하지만 않으면 표시할 수 있는 표현이다. 원래 당 성분이 많아도 당을 첨가하는 제조 공정만 없으면 사용할 수 있는 것. 이 경우 무가당 표시 옆에 괄호로 제품내 당 함유량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ㅅ회사 제품의 버터 식품표기. 무염과 무가염을 함께 표기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무염분’도 간장을 사용해 제조하는 경우도 있고, ‘무가염’ 강조 표시도 원래 염분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표현이 아니다. ‘무색소’를 강조하는 고추장 제품도 타르색소가 검출되지 말아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우선 무분별하게 강조 표시로 사용되기도 한다.

건강에 특히 주의해야 할 영양성분은 뭘까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식염상당량'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3g에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수치를 환산해 놓은 것.
당분도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갖지만‘나트륨’(Na)은 혈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성분이다. 염분 섭취량이 많아지면 고혈압이 될 수 있는데 실제로 혈압을 올리는 것이 소금 속의 나트륨 성분이기 때문. 염분의 최저 필요량은 3g이하로 알려져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고 있다. 더구나 나트륨은 소금 이외에 조미료에도 많이 포함돼 있다. 글루타민산나트륨(MSG)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미료인 것. 나트륨량은 ‘나트륨량 × 2.54 = 소금(염분)량’의 공식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축산물은 언제부터 우리나라 ‘출신’이 될까
돼지고기 보다는 쇠고기의 원산지 표기가 말썽의 소지가 많다. 일단 수입육도 6개월 이상 국내에서 기르면 한우가 되기 때문. 한편 사진에 표기된 아질산나트륨에 대해 최근 한 시민단체는 '보존료 무첨가라는 표현으로 인체에 위해한 식품첨가물의 존재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농수산물품질관리법에 따라 국내에서는 농수축산물을 비롯한 가공식품 등 모두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 포장된 가공품은 원재료 표시란에 추가로 표시해야 한다.

농수산물과 달리 축산물은 태어난 곳과 길러진 곳이 다를 때가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 들여온 소를 한국에서 길렀다면 ‘한우’가 될 수 있느냐는 것.

우리나라의 식육 기준에 따르면 검역 계류장에 도착해 6개월 이상 국내에서 사육된 수입 생우에서 생산된 고기는 ‘국내산 고기’로 인정한다. 일본은 수입한 날로부터 소는 3개월, 돼지는 2개월, 그 이외에는 1개월 이상 기른 것을 ‘일본산’으로 표기할 수 있다.

농산물은 동일 원료를 3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생산된 원료를 혼합해 사용했을 때, 혼합 비율이 가장 높은 원료의 ‘생산국명, 혼합비율’과 두 번째로 높은 원료의 ‘생산국명 등, 나머지 혼합비율’을 표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산 양념을 사용하더라도 국내에서 만든 김치라면 '국산'이라는 재판부의 판결도 나왔다. 지난달 13일 인천지법은 중국산 고추, 대파, 배추와 국산재료를 섞어 만든 김치를 국산으로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2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치의 가공이 국내에서 이뤄졌고 주원료인 배추 89%의 원산지(중국)를 명시했다면 국산김치로 표기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

국산 농산가공물의 표기 사례. 한편 이 제품도 마찬가지로 '무표백제'라는 표현이 사카린나트륨 등 여러 식품첨가물 첨가 표시를 상쇄시키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국산 수산물은 그 수산물을 생산한 시·군명 또는 해역명을 표시하고, 이것이 불가능한 수산물은 원양산, 연근해산으로 표시할 수 있다. 수입 수산물은 한글 표시를 원칙으로 ‘원산지:국명’, ‘제조국:국명, 00산’으로 표시한다. 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예외 대상은 활어, 새우젓을 제외한 젓갈류, 비식용수산물이 전부다.

100g당? 100ml당? 한 캔당? 소비자는 귀찮아..
소비자가 더 쉽게 알 수 있도록 100g 등의 기준이 아닌 제품에 맞는 영양성분 등의 표시가 필요하다. 위 제품은 지방이 3% 이하로 포함된 저지방 우유에 속한다.
제품에는 표시 수치가 ‘100g당’, ‘한 캔당’, ‘100ml당’ 등으로 표기가 돼 있지만 실제 용기에 담긴 음료는 이와 다를 때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200ml 유음료 한 팩의 성분표시가 ‘100ml당’ 80kcal로 돼 있는 것. 다수의 소비자가 그냥 표시된 대로 80kcal라는 열량만을 인식하기 쉽다는 점이 문제다. 아니면 소비자가 200ml 우유 한 팩의 열량을 알기 위해서는 손수 ‘80×2=160kcal’라는 암산을 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복잡한 계산은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다.

미국도 가공식품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표기 방식이 같았지만 최근 FDA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FDA는 과자 한 봉지를 다 먹었을 경우 ‘2마일을 걸어야 모든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거나 ‘500g의 몸무게가 늘어날 수 있다’는 등의 상세 정보도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재조합 식품(GMO)은 현재 어떻게 표기되고 있나
'Non-GMO'로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현은 ‘한국유전자검사센터에서 유전자 변형 검사를 완료한 콩으로 제조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에게 2001년 7월13일부터 유전자 재조합 식품의 표시제가 시행됐다. 콩, 옥수수, 콩나물을 주요 원재료로 사용한 식품 중 제조·가공 후에도 유전자 재조합 DNA나 외래 단백질이 남이 있는 식품은 콩, 옥수수, 콩나물의 가공식품 27개 품목이다.

GMO는 주표시면 또는 원재료명 옆에 GMO인 것을 표시해야 한다. GMO 포함 여부가 불분명할 때도 ‘포함 가능성이 있음’을 밝혀야 한다. 단, GMO가 3%를 초과해 섞이지 않도록 구분하고 유통한 원료 농산물을 사용해 제조·가공 후 유전자 재조합 DNA나 외래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을 때는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도 주요 GMO 개발국 대열에 가세한 반면, GMO 표기 대상 식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는 아직 미숙한 실정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GMO를 표기한 제품은 거의 없고 주로 ‘GMO 아님’을 알리는 제품이 있을 뿐이다. ‘GMO 아님’을 알리는 표시도 제 각각이다.

‘GMO아님’, ‘Non-GM’과 근래 많이 쓰이고 있는 ‘한국유전자검사센터에서 유전자 변형 검사를 완료한 콩으로 제조’ 등의 표현이 그것. 하지만 이 표현 마저도 생략된 경우가 많다. GMO 여부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를 식품제조회사들이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유전자 조작·재조합 식품(GMO)의 위해성 여부에서 대해서는 아직도 세계적으로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지 이웃나라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했던 실험을 기억할 뿐이다. 소비자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일본자손기금’은 벌레가 유전자 조작 감자의 잎을 먹고 죽은 ‘충격 영상’을 1997년에 공개했었다.

HACCP가 뭘까
ㄴ회사가 자사 제품의 안정성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HACCP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용기에 표기한 것.
HACCP은 원래 1960년대 미국에서 아폴로우주선에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되기 시작한 방법으로 세계 각국에서 가장 과학적인 식품안전성 관리기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HACCP은 식품의 원재료 생산부터 제조, 가공, 보존, 유통 단계를 거쳐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위해요소를 분석, 중점관리해 사전에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는 제도. 제조업체에서는 생물학적·화학적·물리적 위해요소 등 7단계 원칙에 따라 중점관리해야 한다.

HACCP의 적용 대상 식품은 식육가공품 중 햄류, 소시지류, 어육가공품 중 어묵류, 냉동수산식품, 유가공품 중 우유, 발효유, 가공치즈, 자연치즈, 냉동식품 중 기타 빵 및 떡류, 면류, 일반가공식품 중 기타 가공품, 빙과류, 집단급식소, 식품접객업소, 조리식품, 도시락류, 비가열음료, 레토르트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10월 현재 HACCP 적용 업소로 11개 식품 96개 업소, 9개 식품 18개 업소가 지정돼 있다.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유통기한을 표시하나
각국의 유통기한 표시는 우리나라에 비해 세분화돼 있다. 우리나라는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으로 유통기한 만을 표시한다. 하지만 일본은 섭취가 가능한 기간으로 ‘소비기한’, 품질의 변화가 거의 없는 기간으로 ‘품질유지기한’을 따로 구분하고 있다. 미국도 섭취기한, 판매기한, 최상 품질기한, 최상 섭취기한으로 각각 나눠서 표기하고 있다.

식품에 반드시 기재되어야 할 것은 어떤 게 있을까
식품에는 개개의 제품을 나타내는 고유 명칭으로 제품명, 비스킷류·특수영양식품 등을 표시하는 식품의 유형, 제조 가공업소의 업소명 또는 소재지, 제품의 제조년월일 및 유통기한, 내용량(g, ml, 개수), 원재료명과 함량, 성분명과 함량, 영양성분 등이 반드시 표시돼야 한다.

제품명은 ‘맛’ 또는 ‘향’을 내기 위해 첨가한 원재료나 성분을 제품명으로 사용하려면 제품명 주위에 그 원재료명 또는 성분명과 함량을 표시하거나 ‘00향 첨가’, ‘00향 함유’로 꼭 표시해야 한다.
제조년월일은 도시락류의 경우 제조시간까지 표시해야 한다.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자연스레 친환경 식품으로 옮겨 갔다. 하지만 유럽의 '유기농'인증 등을 포함해 다양한 친환경 표기는 오히려 소비자들을 혼란케도 한다.

유통기한의 표시는 00년00월00일까지 등으로 표시한다. 수입식품은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쉽게 우리나라 어순인 연월일 순으로 수입업체가 다시 표기해야 한다. 단, 소포장의 껌류, 제재·가공소금, 탁주와 약주를 제외한 주류는 유통기한을 생략할 수 있다.
내용량의 중량표시는 섭취 전에 버리게 되는 액체와 함께 포장되는 식품은 액체를 뺀 식품의 중량만을 표시하고, 정제 형태로 제조된 제품은 판매되는 용기·포장 내의 정제 수와 총 중량만을 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