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이란 아홉을 뜻하는 에니어와 점,무게를 뜻하는 그램의 합성어이다. 현재 에니어그램 웍샵이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고 있고, 책들도 많이 번역되어 있어서 관심이 있다면,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
에니어그램은 스승과 수제자를 통해 비전으로 이어졌는데, 수피스승은 단 두 사람의 후계자에게 이것을 전했다고 한다. 한 사람은 수제자로서 후계자가 될 사람이고, 한 사람은 만약에 후계자가 대를 잇지 못할 경우 그 비전을 이어갈 책임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머지 한 사람은 후계자가 중도에 사망하거나, 대를 잇지 못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에니어그램을 전수받고도 일체 침묵해야하고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2500년-2000년 정도의 기원을 지닌 에니어그램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비밀의 장막에 가려져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현대서구사회에 전파한 이는 러시아의 신비가인 구르지예프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구르지예프의 에니어그램 이론은 너무나 복잡하고 신비적이어서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오스카 이카조, 리차드 리소 등에 의해 체계화되어 미국을 통해 들어온 심리학이 가미된 에니어그램이 많이 전파되어 있다.
우리는 다만 여기에서 한가지 주목하고자 하는데, "에니어그램이 왜 ? 비전으로 전수되어야 했을까 ?" 이다.
에니어그램은 크게는 우주의 원리를 이야기하고, 사회의 에너지 흐름을 말하며, 작게는 소우주인 인간의 성격을 말해주는 지도와 같다.
한 사람의 에니어그램 유형이 정확하게만 밝혀진다면, 우리는 에니어그램의 지도를 가지고, 그 사람이 어떤 것을 택하게 될지, 어떤 길을 가게 될지, 그가 스트레스 상황에선 어떤 모양을 띄게 될지, 그가 통합되고 성장할 때 어떤 모습을 띄게 될지 알 수 있다. 그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고, 어떤 말투를 하며, 삶의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으니, 에니어그램이라는 도구는 실로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는 것이다.
만약 에니어그램이 남발되어 함부로 악용되면 타인의 삶을 침범하게 된다. 그래서 수피들은 에니어그램을 받아들였을 때 성숙한 영적인 지도자에게만 이 지도를 사용하도록 전수한 것이다.
자, 이런 위험하면서도 파워풀한 에니어그램을 우리는 왜 사용하고 있는가 ?
진정한 자기수용과 사랑이 없이는 타인에 대한 수용과 사랑은 허상이다. 모든 영적여정의 출발점이자, 치유의 출발점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이 남발되지 않고 자기성찰의 도구로만 사용된다면, 에니어그램은 자기와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사랑하는 데에 귀한 도구가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향해 나아갈 지침과 방향을 보여준다.
그래서 필자는 에니어그램은 수련이라고 말한다. 에니어그램에 입문한 이는 기계적인 자기 반응과 회피와 함정과 유혹 등을 끊임없이 성찰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에니어그램은 심리학을 넘어서고 그 너머를 향해 열려있다.
자기성찰의 수련이 없이, 에니어그램이라는 지식만을 전수하거나, 단순한 마케팅 전략 등으로 사용된다면, 수피들의 지혜를 잊은 것이고, 그러한 에니어그램 사용자는 분명 누구인지 밝혀지지도 않은 본래의 에니어그램 창시자의 뜻을 왜곡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대단한 도구를 가져도 사용하는 의도가 잘못되면 위험해질 뿐이다.
이러한 경계를 가진다면, 자기인생의 지도가 필요한 분 ! 남을 이해하고 돕고 싶은 분 ! 에니어그램은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글 .독립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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