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생활

독립만세 사목해수욕장에 가다

00하늘다리 2006. 8. 12. 10:15

이번 여름엔 시원하고 한적한 해수욕장을 찾고 싶었어요.

검색 끝에 간 곳은 태안반도 가장 윗부분에 있는 사목해수욕장이었어요.

서해안이어서 숲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왠걸요,꼬불꼬불 사목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은 숲이 울창한 길이었습니다.진짜 해수욕장 가는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고개길을 넘었습니다.

사목해수욕장은 해수욕,조개잡이,송림,시원,유흥업소없음,한적...제가 원하는 바로 그 곳이었지요.

 

 

해수욕장에서 대낮에 텐트 안에 있어보았나요 ? 정말 바다에 첨벙~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푹푹 찌죠.

그런데 사목해수욕장의 송림은 무늬만 그늘이 아니었어요.한낮에 텐트 안에 있어도 바람이 솔솔 불어왔어요.저녁에는요 ? 아예 추워서 떨었답니다.

 

저녁식사로 바베큐그릴에다가 참숯을 넣고 두툼한 돼지고기 목살,감자,수제소세지를 구워먹었는데요.고소하고 담백한 숯불구이맛은 일품이었지요. 게다가 시원한 바람으로 그릴 옆에 앉아 있어도 전혀 덥지 않았구요,오히려 숯불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수심은 얉고 평평해서 어린 아이들이 놀기에 딱이구요, 무릎까지 물을 담그고 수구놀이를 해도 그만이예요.썰물엔 조개잡이를 할 수 있어요.저흰 고동과 소라를 많이 잡았지요.새끼굴도 따닥따닥 바위표면에 많이 있더라구요.

 

유흥업소가 없다보니 비키니 차림의 섹쉬한 젊은 여자들이 지나가는 일은 거의 없구요(딱 한명 있었어요.애인하고 온 것 같더라구요.)쿵짝쿵짝 음악소리도 없었어요.

다만 천주교 살레시오수련관이 바로 야영장 뒤에 있어서 시간시간 야외스피커로 "옷갈아 입고 해수욕장으로 나오세요","점심식사시간입니다" "교리선생님들은 설겆이 담당입니다."등... 광고하는 소리가 거슬리는 것이 흠이었지만, 야영장은 대부분 가족단위로 조용히 쉬다가는 풍경이었어요.

 

해수욕장입구에 수세식화장실,매점이 있는데,매점엔 제법 야영에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있더라구요. 저흰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는데 소비자가격을 그대로 받았습니다.야영장 가운데는 지하수를 끌어올려 간이식수대, 샤워장(어른1,000원)도 있었습니다.

 

 

 

송림 안이 바로 야영장이자 오토캠핑장입니다.

 

저희는 차는 그늘이 있는 곳에 주차하고 텐트는 더 들어가서 아이들이 해변에서 노는 부분이 보이는 곳에다 쳤습니다.먼거리이지만, 텐트 안에 앉아서..희미하게 보이지만 내 아이라 짐작되는 튜브와 옷이 보여서 안심이 되었지요.

 

텐트 바로 앞에서 휴대용 의자에 앉아 찍은 사진입니다.

휴가 피크인데도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우리 아이를 쉽게 찾을 수 있더군요.

 

한적한 곳에서 하나님 만드신 자연 속에 잠겨 묵상할 계획이 있었는데...

밥당번이 되니 그것은 안되었구요,

대신 순간순간 파도와 솔바람과,해변,....그 자체가 주님을 찬미하게 하더군요.

 

 

 

서해안이어서 일몰풍경을 잔뜩 기대했었는데요,

정말 일몰 또한 일품이었어요.양식장 너머로 하늘을 물들이며 지는 해는 사람으로하여금 겸손하게 고개숙이게 하더군요.

 

저토록 찬란한 해조차 질 때가 있고, 질 때는 더 오묘한 빛을 온 누리에 발합니다.

대 자연 앞에서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작으며, 그럼에도 이 조화롭고 위대한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지요.

그리고 나의 주님이 ,아니 새끼 굴과, 작은 고동과, 해변에 뒹구는 파래 이파리들과, 솔솔부는 바람....

우리 모두의 주님이 !

이 아름답고 조화롭고 위대한 것들을 만드셨고,거기에 충만하심을,그래서 크고 작은 생명과 만물이 ,

이 작은 사람이 그 분을 흠숭함을.... 가슴깊이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여름수련회로 지치고 상한 마음들을 저는 이곳 사목해수욕장에서 치유받고 위로받았습니다.

내 년에도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독립만세 사목해수욕장에 가다***